![[프랑스] 안시(Annecy), 알프스의 베니스에서 만난 동화같은 여행](https://img1.daumcdn.net/thumb/R75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L1rMJ%2FbtsOGlUxiI7%2FAsbJ0IIq1SeiWWHI9lHrqk%2Fimg.png)
"몽블랑 정상에서 한 입 베어 문 사과의 달콤함이 아직도 입가에 맴돈다."
그림책 속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다
알프스의 맑은 공기를 머금은 호수, 구름 위로 고개를 내민 설산, 유유히 흐르는 운하를 따라 줄지어 선 파스텔톤의 집들.
처음 안시에 도착했을 때 느낀 감정은 ‘이곳은 현실이 아닌 것 같다’는 것이었다.
프랑스의 작은 도시 안시는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호수와 운하, 오래된 석조 건물들이 어우러져 ‘알프스의 베니스’라 불리는 이곳에서 나는 4년 연속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영화제와 MIFA 참석을 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애니메이션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곳,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영화제가 열리는 바로 그 도시.
나는 이곳에 6월 초중순, 일주일간 머물렀다.
이번 여행기에서는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안시의 매력, 현지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 그리고 잊지 못할 순간들을 소개한다.
안시는 어떤 도시인가?
▶지리적·역사적 개요
안시(Annecy)는 프랑스 동남부 오트사부아(Haute-Savoie) 지역에 위치한 중소도시다. 스위스 국경에 인접해 있어, 제네바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다. 프랑스어로는 "Annecy"(아네시), 이탈리아어로는 "Anecy"(아네치)로 발음되며, 한국에서는 ‘아네시’ 또는 ‘안시’로, 영어로는 보통 '앤시'로 불린다.
이곳은 ‘알프스의 베니스’로 불릴 만큼 운하와 물이 아름답고, ‘프랑스에서 가장 깨끗한 호수’로 손꼽히는 안시 호수(Lac d'Annecy) 덕분에 힐링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사보이아 공국의 중요한 거점이었던 이 도시는 중세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티우 강(Thiou)과 운하가 도시를 가로지르며 베니스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영화제
칸느 국제영화제에서 분리되어 나와 1960년부터 시작된 이 영화제는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 중 하나로, 매년 6월 초중순 개최된다.
▶ 자연보호로 동계올림픽 유치 포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 당시, 안시도 최후의 3개 후보까지 올랐지만, 안시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유치를 포기했다.
그들은 "올림픽이 안시의 자연을 훼손할 것"이라며 환경 보호를 선택한 것. 프랑스인다운 가치관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이 도시가 얼마나 환경에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왜 안시에 가게 되었나?
나는 디지털 아티스트로서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영화제(Annecy International Animated Film Festival) 및 MIFA에 4회 연속 참석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애니메이션 축제로, 창작자와 제작자, 배급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애니메이션의 과거와 미래를 논의하고,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고, 리셉션 파티에서 전 세계 애니메이션 관계자들과 교류했다.
여행 경로 및 이동 팁
- 서울 → 제네바(스위스) : 직항 항공편 이용
- 제네바 공항 → 안시 : 택시로 약 45분 소요 (€100 내외, 공항 택시 이용)
팁 : 리옹이나 파리 경유보다는 제네바 공항을 통한 접근이 빠르고 간편함
내가 경험한 장소들
1.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페스티벌 & MIFA
안시의 여름을 대표하는 국제 행사. 공식 상영회와 시상식, 임페리얼 팰리스(Imperial Palace)와 안시호수변에서의 리셉션과 바비큐 파티까지, 전 세계 애니메이션 작가와 업계인들이 모이는 열기 속에서 나도 나의 예술 세계를 공유할 수 있었다.
2. 샤토 다네시(Château d’Annecy)
과거 사보이 공국의 요새였던 중세 성으로, 현재는 미술관 겸 박물관이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안시 호수와 구시가지의 전경은 말 그대로 ‘절경’이다.
3. 빨래 드아일(Palais de l’Isle, 섬궁) & 티우강
과거 감옥이었던 수상 건물. 티우 강 한가운데 우뚝 선 이 건물은 12세기 감옥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안시의 상징이자 SNS 필수 포토 스팟이다.
4. 사랑의 다리(Pont des Amours)
안시 호수와 운하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이 다리는 전설에 따르면 함께 건너는 연인은 영원한 사랑을 이룬다고 한다. 아침 안갯속에서 바라본 풍경은 마치 수채화 같았다.
5. 안시 호수에서 보트 타기
에메랄드 빛 호수는 유럽에서 가장 깨끗한 호수 중 하나다. 보트를 타고 호숫가의 샹 드 마르스(Champ de Mars) 공원을 바라보며 휴식하는 시간은 최고의 힐링이었다.
6. 구시가지(Vieille Ville) 산책
좁은 골목과 파스텔톤의 건물들, 아기자기한 카페와 크레페 가게들이 중세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특히 안시 성(Château d'Annecy)에서는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7. 안시 시청 & 시장 간담회
게스트로서 시청을 방문하고, 시장과 함께 샴페인을 곁들인 간담회에 참석한 경험은 내게 매우 인상 깊었다.
8. 샤모니(Chamonix) & 몽블랑(Mont Blanc) 탐험
하루 시간을 내어 렌터카로 약 1시간 30분 이동. 세계 최고봉 중 하나인 몽블랑(Mont Blanc) 아래 펼쳐지는 설경과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간 순간, 해발 4,810 m 고산병으로 쓰러진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먹은 차가운 사과 한입의 단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몽블랑'은 '하얀 산', 즉 '설산'이란 뜻이다)
안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 정리
- 안시 호수 보트 투어 : 보트나 유람선을 타고 호수 위에서 보는 안시의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이다.
- Pont des Amours(사랑의 다리) : 안시 호수와 공원을 잇는 사랑이 이우러 진다는 낭만적인 다리
- Champ de Mars 공원 : 산책하며 노을 지는 호수를 바라보기 좋은 곳. 영화제가 열리는 극장 앞에 있다.
- 구시가지 탐방 : 파스텔톤 집들과 장미 덩굴, 마켓의 풍성한 먹거리. 예쁘고 아기자기한 액세서리 가게들이 많다.
특이한 경험 : Foie Gras(푸아그라) 요리를 처음 무심코 맛보았는데,
거위 간을 강제로 비대하게 키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잔인한 동물 사육 과정에 충격받아 그 이후로는 먹지 않게 되었음
현지 음식
- Tartiflette : 감자, 베이컨, 치즈가 어우러진 지역 전통요리
- Raclette & Fondue : 치즈를 녹여 감자와 함께 먹는 전통 알프스 음식.
- 생트르(Crêpes) : 프랑스식 얇은 팬케이크. 바나나+누텔라 조합이 최고!
- 시장 치즈 & 로컬 와인 : 안시 중심 시장에서 시식 가능
- 푸아그라(Foie gras) : 현지의 특별 음식이라 소개가 자자해서 나도 처음엔 무심코 먹었지만, 거위 간을 강제로 비대하게 키운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 이후 다시 안시를 방문했을 때는 먹지 않았다.
숙소 정보
- 노보텔 안시 센터 호텔 (Novotel Annecy Centre)
- 위치 : 안시역 도보 3분
- 요금 : 약 €120 / 1박
- 조식 : 포함, 풍성하고 깔끔함
- 장점 : 교통 접근성, 청결, 조용함
- 높은 층은 안시 호수 조망됨
여행 팁
- 주말이나 페스티벌 기간엔 숙소가 빨리 마감되므로 최소 한 달 전 예약 필수
- 일요일은 대부분 상점과 식당이 닫으니 미리 장보기나 예약이 필요함
-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호수 주변은 자전거로 돌아보길 추천
- 몽블랑 등 고산 지역 방문 시엔 고산병 대비 물 충분히 마시기, 천천히 걷기
- 페러글래딩 : 안시 분지와 샤모니에서 가능
- 교통 : 제네바 공항에서 안시까지 택시(약 40분) 또는 셔틀버스 이용.
- 추천 시즌 : 6월(영화제 시기) 또는 가을(관광객 적음).
- 주의사항 : 푸아그라 등 논란의 음식은 미리 정보 확인 후 선택.
마무리 / 이곳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안시는 작은 도시지만, 그 안에 역사, 자연, 예술이 모두 담겨 있다. 몽블랑의 웅장함, 호수의 평온함, 영화제의 열기까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안시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마음에 오래 머무는 장소가 될 것이다.
안시에서는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호숫가 벤치에 앉아 산맥 너머로 넘어가는 노을을 바라보고, 물비늘을 따라 춤추는 오리 떼를 바라보며, 흘러가는 시간에 나를 맡기면 그 자체가 치유였다.
"여행은 길에서 만나는 풍경이 아니라, 그 풍경이 나에게 남기는 감동이다."
현실이 고단한 순간, 안시의 그 한적한 풍경이 문득 떠오른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도시를 ‘내가 잠시 살았던 동화’라 부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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