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몽골] 퉁랴오(通辽) / 초원의 도시에서 만난 따스한 사람들과의 2박3일](https://img1.daumcdn.net/thumb/R75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l8ENe%2FbtsOJsT4hwY%2FkmFVbQ5Grt6JBbNK1Q0be0%2Fimg.jpg)
"도시와 초원이 공존하는 내몽골의 숨은 진주, 퉁랴오"
초대받은 여행, 그리고 초원의 햇살
장춘의 유수 대학교 세 곳을 견학하고, 지난 겨울 백두산 정상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던 중국인 대학생들을 재회하여 회포를 풀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장춤을 떠난 기차는 붉은 황톳빛 대지를 따라 북서쪽으로 달렸다.
중국 윈난성 리장의 푸른 하늘 아래, 우연히 만난 내몽골에서 온 모자.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는 어머니와 함께 여행 중이었고, 그 학생은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해서 우리는 한참동안 진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에 대한 보답인지,
"우리 고향에 오세요! 진짜 내몽골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그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움직였다.
그렇게 시작된 퉁랴오 여행. 초원의 도시 퉁랴오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곳이었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 맛본 음식, 경험한 문화는 여행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퉁랴오란 어떤 곳인가?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동부에 위치한 퉁랴오(通辽)는 한족과 몽골족이 공존하는 다민족 도시로, 도시와 초원의 경계가 느슨하다. 과거에는 커얼친 몽골족의 주요 거주지였으며, 지금도 전통 유목 문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바로 도시와 초원의 조화다.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로 몽골 전통 문화가 스며들어 있고, 공원에서는 새벽마다 단체 체조를 하는 주민들을 볼 수 있다. 여행자에게는 낯선 듯 친근한,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고대에는 '요나라'의 중심지였고, 현대에는 동부 내몽골 경제의 허브 역할을 한다. 이곳 사람들의 삶은 도심 속에서 한족적 일상과, 주변 초원에서의 몽골적 전통이 조화롭게 섞여 있다.
- 도시 외곽의 초원에서는 여전히 말과 소떼가 풀을 뜯고,
- 도심 한복판에는 대형 마트와 병원, 현대식 식당이 자리한다.
- 문화적 상징으로는 몽골족 기마상과 내몽고 민족 박물관이 대표적이다.
방문한 주요 장소들
1. 시라무런 공원 (西拉木伦公园) : 사교댄스와 새벽 체조의 낭만
광활한 중앙광장, 동상, 꽃밭과 연못이 있는 대표적 도심 공원. 현지 주민들의 산책, 운동, 휴식 공간이자 도심 속 힐링 공간이다.
아침 6시, 공원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떤 이들은 음악에 맞춰 사교댄스를 추고, 어떤 이들은 단체로 태극권과 요가 연습을 한다. 그들이 움직이는 모습에서 삶의 여유와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를 읽을 수 있었다. 해가 뜨는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았다.
노을 질 무렵엔, 꽃밭 사이를 걷는 노인들의 모습이 마치 한 편의 다큐 같았다.
2. 랴오허 공원 (辽河公园) : 꽃과 강이 만드는 휴식 공간
시라무런강 주변을 따라 조성된 공원으로, 퉁랴오 시민들의 사랑받는 공원. 여름에는 다양한 꽃들이 만개해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보라색 꽃밭과 연꽃이 만개한 호수, 물가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가 인상적이다. 강가를 따라 산책하며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과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이 평화로웠다.
3. 커얼친 사원 (科尔沁寺) : 몽골 불교의 정신을 느끼다.
불교와 몽골 전통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건축 양식의 사원. 붉은 벽, 금색 조각, 흰 탑과 둥근 스투파가 어우러진 이곳은
퉁랴오 시민들의 종교 중심이자, 내몽골식 불교문화의 상징이다. 마침 법회가 진행 중이어서 몽골족 신도들의 독특한 예불 방식을 볼 수 있었다.
4. 내몽고 민족 박물관 (通辽民族博物馆) : 유목민의 역사를 엿보다
말을 탄 기병상, 고대 유물들, 몽골족 전통 복식과 생활 도구가 전시된 곳. 관람 중 마주친 고대 마차 전시는 실물 스케일 그대로 복원돼 있어 감탄을 자아냈다.
5. 도심 일상 & 문화 : 시장에서 만난 진짜 퉁랴오
퉁랴오 시장에서는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몽골 전통 음료인 수테 차(酥油茶)를 맛보고, 현지인들과 함께 내몽골식 샤브샤브를 즐겼다.
- 아침 요가와 무용 연습 : 공원 곳곳에서 요가, 에어로빅, 탱고까지 즐기는 시민들
- 어린이 사생대회 : 꽃밭 옆에서 그림을 그리고 발표하는 아이들
- 시내 풍경 : 고층 건물과 레스토랑, 조형물들이 어우러진 번화가
음식과 맛집
- 지역 식당 : 모던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은 구운 고기 요리는 이 지역의 소박한 맛을 잘 보여준다. 나를 초정해 준 모자와 부친이 이 식당에서 대접해준 여러 종류의 음식과 시원한 맥주의 맛을 잊을 수 없다.
- 내몽골식 샤브샤브 (涮羊肉) : 양고기가 주재료로, 특제 소스와 함께 먹으면 담백하고 고소하다.
- 카오량 (烤羊腿) : 구운 양다리. 바삭한 겉면과 촉촉한 속이 일품이다.
- 수테 차 (酥油茶) : 버터티의 일종으로, 몽골인들의 전통 음료.
※ 추천 맛집 : "커얼친 양고기 전문점" (科尔沁羊肉馆) -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숙소 정보
- 숙소명 : 현지 민박 (나는 초대한 가족과 함께 숙박)
- 요금 : 무료 (가정 초청 숙박이었음)
- 조식 : 몽골식 빵과 우유차 제공
정식 숙소를 찾는다면 시내 중심 호텔 기준 1박 200~400위안 예상.
기후 & 여행팁
- 7월 중순 날씨 : 낮 최고 28°C, 밤 최저 18°C. 건조하고 일교차가 크므로 얇은 겉옷을 준비할 것.
- 이동 수단 : 시내는 택시나 버스로 이동 가능. (택시 기본요금 5위안)
인상 깊었던 한 장면
석양이 붉게 타오르던 저녁, 나는 장난스럽게 해를 손으로 잡아보았다.
뒤돌아보니 초대해준 모자가 환히 웃고 있었다.
"당신은 우리 몽골의 손님이에요." 라는 말이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여행의 진짜 의미는 '사람'이다
퉁랴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리장에서 만난 그 모자 가족의 따뜻한 환대였다. 내몽골식 맛있는 음식을 대접 받고, 이 곳 저곳을 직접 안내해주었다. 여행은 결국 경치가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연결이 가장 소중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마무리 / 다시, 선양으로 가는 길
퉁랴오는 전통과 현대, 자연과 도시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이다. 이곳에서의 2박 3일은 마치 유목민의 시간처럼 느리지만 풍성했다.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도시일지 몰라도, 내겐 두고두고 꺼내 볼 따뜻한 기억이 되었다.
퉁랴오는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진정성 있는 현지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완벽한 도시다. 만약 당신이 "진짜 내몽골의 일상"을 느끼고 싶다면, 퉁랴오를 추천한다.
이제 나는 중국 땅에서 찾아보고 싶은 그 무엇을 향해 퉁랴오의 따뜻한 추억과 이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선양(심양)행 야간 침대 열차에 올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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