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여행/유럽여행
[이탈리아] 베로나 여행기 /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에서 낭만을 걷다
Healing Nomad Kim
2025. 6. 9. 07:10
낭만은 아직 그 골목에 머문다
밀나노에서 베네치아행 아침 기차를 타고 향하던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 사이로 햇살이 잔잔히 흘렀다. 베로나였다.
이곳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명한 곳이라 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막상 발을 딛고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벽돌 건물 사이를 흐르는 바람, 돌계단 위에 남겨진 오랜 발자국, 그리고 “사랑은 아직 이곳에 살아 있어요”라고 적힌 편지 하나. 나는 사랑이라는 오래된 단어를 다시 떠올리며 베로나의 골목으로 들어섰다.
베로나란 어떤 도시인가?
-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 주에 위치한 역사 도시
- 로마시대 유적으로 가득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도시
- 셰익스피어의 희곡 배경지로 세계적인 문학 팬들의 성지
- 고대와 중세, 그리고 낭만이 공존하는 도시
교통 정보 : 밀라노에서 베로나까지
- 출발역 : Milan Central
- 소요 시간 : 약 1시간 10분
- 요금 : 일반석 기준 €9~€15
- 도착역 : Verona Porta Nuova 역
- 도보로 구시가지까지 이동 가능 (약 15분)
주요 명소 & 체험기
▶아레나 디 베로나 (Arena di Verona)
- 로마시대에 지어진 고대 원형극장으로 인간성의 잔혹함과 연민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
- 현재는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살아 있는 유산
- 입장료 : 약 €10
-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 수천년을 견뎌온 단단한 돌로 쌓아 올린 벽들은 당시 검투사들과 맹수에 희생된 불쌍한 사람들의 영혼을 품고 있다.
- 그런 과거의 야만적인 모습은 아레나 지하에 묻어 놓고 펼쳐지는 야간 조명 아래 오페라 공연은 필수 관람 요소임
▶줄리엣의 집 (Casa di Giulietta)
- 사랑의 발코니로 유명한데, 쥴리엣은 간데 없고...
- 수많은 연인들의 편지가 벽면을 가득 채움. 우리도 로미오와 쥴리엣 처럼 뜨거운 사랑을 하고파...
- 입장료 : 정원은 무료, 내부 관람 약 €6. 제발 정원에 있는 쥴리엣 동상의 가슴은 만지지 마라! 반질반질하다 못해 눈부시다.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풍경 속에서 고요한 감정을 느끼기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베로나 구시가지 & 성벽
- 마르케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중세풍 골목. 커다란 마차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베로나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의 전경과 흐르는 강이 한눈에. 강물은 지난 영욕의 역사와 현세의 인간사의 질곡을 유유히 흘러 보내고 있다.
베로나 음식 & 맛집 팁
▶추천 요리
- Risotto all’Amarone : 현지산 아마로네 와인으로 만든 리조또
- Pastissada de Caval : 말고기 스튜 (호불호 갈리지만 전통요리)
▶추천 식당
- Trattoria al Pompiere
- 위치 : 구시가지 중심
- 가격대 : €15~€25
- 분위기 : 전통적인 이탈리아 느낌, 와인 리스트 훌륭함
가성비 숙소 정보
▶ Hotel Verona
- 위치: Porta Nuova 역 근처, 도보 5분
- 요금: 1박 €70~€90 (2인실 기준)
- 조식 포함, 모던한 인테리어
- 청결도, 접근성 모두 뛰어나며 혼자 여행자에게도 추천. 필자도 여기 숙박했다.
추천 일정 & 여행자 팁
▶ 하루 일정 제안 : 넓은 도시가 아니므로 당일치기 혹은 1박2일 코스가 적당하다.
- 오전 : 아레나 관람 → 구시가지 산책
- 오후 : 줄리엣의 집 → 베로나 성벽
- 저녁 : 전통 음식과 와인으로 하루 마무리
▶여행 팁
- 여름 성수기엔 숙박비 급등, 공연 예매 필수
- 줄리엣의 집은 사람이 많으므로 오전 방문 추천. 단점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쥴리엣이 로미오를 행햐 속삭이는 사랑의 고백을 느끼기엔 너무 시끄럽다.
- 소매치기 주의 (특히 줄리엣의 집 앞), 특히 가까이 접근하는 검정 천을 머리와 팔에 두른 어려보이는 여성을 조심 할 것
마무리 / 여행은 결국 내면의 거울이다
베로나는 내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거대한 아레나의 고요함, 조금 북적대는 것이 흠이 지만 벽에 붙은 편지의 떨림, 골목 사이로 흘러내리던 햇살까지. 그 모든 것이 사랑과 시간, 그리고 나라는 사람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사랑은 아직 이곳에 살아 있어요.”
그 문장이 마음속 깊이 새겨진 채, 나는 다시 베네치아행 기차에 올랐다. 그날의 공기와 바람은 오래도록 내 안에 머물러 있다. 끝.